살아 있는 화석의 잎, 기억력 보충제가 되기까지
기억력과 혈액순환에 좋다는 은행잎 추출물을 부모님이 드셔도 될까요, 아스피린과 함께 먹어도 괜찮나요?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복용 중인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가 있는지, 기대하시는 것은 건강한 사람의 기억력 향상인지 아니면 진단된 치매의 증상 완화인지, 그리고 손에 든 제품이 임상시험에서 쓰인 표준화 잎 추출물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엉키면 은행잎 이야기는 쉽게 잘못 읽힙니다.
은행나무는 오래된 식물 계통의 마지막 현존 종이라는 상징성을 지닙니다. 그러나 그 상징성이 뇌 노화를 막는 임상 근거는 아닙니다. 부채꼴 잎 하나가 보충제가 되는 과정에서, 원물과 추출물, 표준화 제제와 일반 분말, 인지검사의 작은 변화와 장기 치매 예방, 혈류 지표와 실제 심혈관 사건이 서로 다른 길로 갈라집니다.
어떤 은행잎을 말하는 건가요
은행잎 추출물은 Ginkgo biloba의 잎에서 만든 제제입니다. 하지만 시중의 모든 은행잎 제품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임상시험의 표준화 추출물 EGb 761 같은 특정 제제와 일반 분말, 차, 복합제품은 성분과 용량이 같지 않습니다. 또 임상시험의 잎 추출물은 독성이 있는 생은행 종자나 조제하지 않은 식물 재료와도 구분해야 합니다.
여기서 이름 하나가 문제를 흐립니다. 모두 ‘은행’이라는 이름을 공유하지만, 임상 근거가 붙은 대상은 잎의 특정 표준화 추출물에 한정됩니다. 연구에 쓰인 표준화 잎 추출물의 결과를 은행잎 차, 분말, 성분이 다른 제품이나 은행 종자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은행잎이 좋다”는 말보다 “어떤 은행잎 제제인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기억력과 혈액순환이 기대가 된 이유
은행잎이 기억력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은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NCCIH는 은행잎이 연구된 어떤 건강 상태에도 결정적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고, 건강한 사람의 인지 향상 근거도 불확실하다고 정리합니다.
기대가 생긴 이유와 근거의 강도는 다른 문제입니다. 오래된 식물, 독특한 잎 모양, 인지력에 대한 연상 같은 맥락이 상업적 이미지를 만들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미지가 임상 결과를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건강한 사람이 먹고 기억력이 좋아진다는 결론은 지지되지 않습니다.
치매 예방과 증상 보조, 다른 질문입니다
75세 이상 3,069명을 중앙값 6.1년 추적한 GEM 무작위시험에서 120 mg을 하루 두 번 복용한 은행잎 추출물은 전체 치매나 알츠하이머병 발생을 줄이지 못했습니다. 이는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장기 예방 연구의 결과입니다.
반면 진단된 치매 증상에서 비교적 고용량 표준화 추출물이 작게 도움 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다만 연구가 일관되지 않고, 이는 치매의 예방이나 진행 억제와 같은 결론이 아닙니다. 바꿔 말하면, 인지검사에서 작은 변화가 나타나는 것과 건강한 사람의 기억력을 높이거나 수년 뒤 치매 발생을 막는 것은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질문을 바꾸면 답도 바뀝니다.
혈류 이미지와 실제 심혈관 사건 사이
은행잎이 혈액순환을 돕는다는 말은 혈류나 혈액점도 같은 대리지표를 근거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리지표를 임상 사건 예방으로 바꿔 읽으면 안 됩니다. 은행잎은 이명, 고혈압,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지지되지 않습니다.
혈액이 원활해 보인다고 뇌졸중이나 심혈관 사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에서 관찰된 생리적 지표와 실제 질병 예방 사이에는 증명의 간극이 있습니다. 이 간극을 메우지 않은 채 “순환 개선”이라고 말하면 기대가 과장됩니다.
표준화 추출물과 생잎·차·분말·복합제품
표준화 추출물은 특정 성분 비율로 제조된 제제이지만, 차나 분말·복합제품은 그 기준을 따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품명에 은행잎이 함께 적혀 있어도 임상시험 결과를 곧바로 옮길 수 없습니다.
| 구분 | 연구 근거 적용 가능성 |
|---|---|
| 표준화 잎 추출물 | 임상시험 결과를 참고할 수 있음 |
| 은행잎 차, 분말, 복합제품 | 성분·용량이 다르므로 같은 결과 기대 불가 |
| 생은행 종자, 조제하지 않은 식물 | 독성 및 중대 이상 보고 있음, 잎 추출물 안전성과 무관 |
표는 단순 비교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은행”이라는 이름 아래 같은 효과나 안전성을 가정하면 위험합니다.
아스피린과 함께 먹을 때
18개 무작위시험의 평균 지혈 지표 분석에서는 표준화 추출물의 출혈 위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항응고제 사용자나 수술 전 개인의 병용 안전성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집단의 평균이 개인의 위험을 없애는 것은 아닙니다.
은행잎 추출물은 어지럼, 위장 증상, 두통을 일으킬 수 있고, 와파린 등 항응고제 사용자의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항응고제와 임의로 복용하거나 처방약 대신 사용하지 말고, 수술이나 시술 전에는 제품과 용량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봐야 할까요? 복용 중인 약의 종류와 시술 일정, 그리고 제품이 표준화 추출물인지 여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생은행 종자와 조제하지 않은 식물은 다른 영역입니다
생은행 종자는 독성이 있습니다. 볶은 종자나 조제하지 않은 식물에서도 중대한 이상이 보고되었습니다. 잎 추출물의 연구 안전성을 이들에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식용으로 유통되는 은행 종자와 임상시험의 잎 추출물은 원료부터 다릅니다. “은행”이라는 이름 아래 같은 안전성을 가정하면 위험합니다. 원물 사용은 임상 데이터가 아닌, 별도의 중독 및 이상반응 보고를 따라야 합니다.
임신과 수유, 그리고 응급 신호
임신 중에는 조기진통이나 분만 출혈 가능성 때문에 은행잎 추출물을 피합니다. 수유 중 안전성 자료도 부족합니다. 멈추지 않는 출혈, 검은변, 피 섞인 구토, 갑작스러운 한쪽 마비, 말 어눌함, 심한 두통은 보충제로 지켜보지 말고 119 또는 응급실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오늘 확인할 기준
은행이라는 이름보다 잎 추출물의 표준화 여부와 복용 목적, 항혈전약, 수술, 출혈 위험을 먼저 확인합니다. 짧은 증상 점수와 장기 치매 예방 결과의 거리를 본다는 말은, 기대하는 효과가 연구에서 어디까지 입증되었는지를 따져보라는 뜻입니다.
부모님께서 드시려는 제품이 Ginkgo biloba 잎의 표준화 추출물인지, 하루량과 복합 성분, 제품명은 무엇인지 확인하세요.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와파린, 직접작용 항응고제나 소염진통제를 복용 중이고, 수술이나 치과 시술을 앞두고 있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건망증, 진단된 치매, 이명, 말초순환 중 무엇을 기대하시는지, 그리고 갑자기 생긴 신경학적 증상은 없는지도 함께 살펴보세요. 이 질문들이 모여야 은행잎 추출물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이 서게 됩니다.
참고문헌
- NCCIH: Ginkgo usefulness and safety.
- Ginkgo biloba for prevention of dementia: GEM randomized trial.
- Standardized Ginkgo extract and bleeding risk: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웰니스 사전입니다.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으며, 복용약이 있거나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진과 상담해 주세요. 섭취 뒤 호흡곤란이나 의식 저하처럼 급격하고 심한 증상이 나타나면 119 또는 응급실의 도움을 받으세요.
감수 의료진
대표원장 최연승 한의사
2010년부터 진료해 온 대표원장으로, 기능의학·통합의학의 시각과 한의학의 전통적 관점을 함께 놓고 환자 한 분 한 분의 몸을 이해하려 합니다.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 현) 백록담한의원 대표원장
- 전) 미올한의원 인천송도점·강남본점 원장 / 돌봄한의원 서초본원 대표원장
이 항목 최종 검토: 2026년 8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