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고기라 불리던 뿌리, 농축되면 달라지는 것
기침과 기관지에 좋다며 더덕즙이나 농축액을 먹으면 구이로 먹는 것보다 효과가 클까요? 짧게 답하면, 같은 양의 더덕으로 환산할 수 없어서 단순히 농축일수록 좋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즙의 당, 구이의 양념, 추출물의 지표 성분이 각각 다른 기준을 만듭니다. 더덕이 어떤 식물인지, 왜 기관지와 면역에 대한 기대가 붙었는지, 그 기대가 사람에게까지 이어지는지는 어떻게 따져봐야 할까요?
더덕은 도라지도, 당삼도 아닌 별개의 식물
더덕은 초롱꽃과 식물 Codonopsis lanceolata의 뿌리를 먹는 산나물이자 재배 작물입니다. 같은 과의 도라지(Platycodon grandiflorus)와 같은 속의 당삼(Codonopsis pilosula)과는 학명이 다른 식물입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역시 더덕을 Codonopsis lanceolata로 분류하고 뿌리를 식용하는 재배 식물로 설명하며 도라지와는 별개의 종이라고 합니다.
이름과 모양이 비슷한 식물끼리 섞이기 쉬운 데다, 같은 과·속에 속한 약용 식물이 있어 원료의 종 동정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연구 논문이나 제품 라벨에 더덕이라고만 적혀 있다면, 정확히 Codonopsis lanceolata인지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다른 종으로 잘못 읽으면 성분과 안전성까지 엉뚱하게 연결될 수 있습니다.
사포닌이 검출되었다고 해서 기침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더덕 뿌리에서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과 여러 성분이 검출되고, 생합성 유전자가 밝혀진 것은 성분의 존재를 보여줄 뿐입니다. 사포닌이 있다는 사실이 기관지 증상 치료를 입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항염·면역·호흡기 관련 문헌은 세포·동물 연구가 중심이고, 사람의 기침이나 가래를 개선하는 고품질 무작위시험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즉, 성분의 존재와 사람이 느끼는 효능 사이에는 별도의 임상시험이 필요한 거리가 있습니다. 사포닌 생합성 경로와 성분 함량 연구는 품종·가공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사람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용량을 정해주지는 않습니다.
생뿌리, 구이, 즙, 분말, 추출물은 같은 더덕이 아니다
더덕은 생뿌리·구이·무침·차·즙·분말·표준화 추출물 등 여러 형태로 쓰이는데, 이들은 성분과 섭취량이 다릅니다. 양념한 더덕구이와 당이 든 즙, 고형분·지표성분을 맞춘 시험용 추출물은 같은 양의 더덕으로 환산할 수 없습니다.
구이는 반찬으로 먹는 식품입니다. 즙은 농축 과정에서 당이 들어가기도 하고, 분말이나 추출물은 특정 성분을 농축하거나 표준화한 제형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더덕을 많이 먹으니까 효과가 크겠지”라는 식의 단순 비교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형태를 바꿀 때마다 섭취하는 성분의 종류와 양, 함께 들어가는 당·나트륨·첨가물까지 달라집니다.
혈압 연구 하나가 더덕즙이나 구이의 효과는 아니다
전고혈압 성인을 대상으로 한 6주 이중맹검시험이 특정 더덕 추출물을 시험한 작은 연구로, 일부 혈압·혈관 표지자에서 신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반찬이나 즙의 효과를 뜻하지 않습니다. 그 시험은 기관지 증상을 연구하지 않았고, 고혈압 치료제를 대신할 근거도 아닙니다. 목적과 결과를 바꿔 읽으면 안 됩니다.
이 연구가 주는 교훈은 오히려 이렇습니다. 특정 추출물에서 관찰된 신호가 일반 식품에도 그대로 적용되지 않으며, 기관지나 기침에 대한 근거는 또 다른 문제라는 점입니다.
혈압약·당뇨약과 함께 쓸 때는 무엇이 겹칠까
혈압약을 복용한다면 특정 추출물의 혈압 신호 때문에 어지럼이 겹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의료진에게 제품을 알리고, 약을 임의로 줄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덕 제품이 약을 대체할 수 있다는 근거는 없으므로, 기존 처방을 중단하거나 줄이는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당이 든 더덕즙은 당뇨·체중 관리에서, 달고 짠 더덕구이는 나트륨과 당 섭취에서 일반 반찬과 같은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즙이 건강식품이라고 해서 당 섭취가 사라지지 않고, 구이가 자연식품이라고 해서 나트륨이 무시되지 않습니다.
임신·수유·알레르기는 농축 제품의 다른 기준
음식으로 먹어 온 경험을 고농축 즙·분말·추출물의 장기 안전성으로 확대하지 않습니다. 임신·수유 중 농축 제품에 대한 자료는 부족합니다. 초롱꽃과 식물이나 뿌리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입안 가려움·두드러기·호흡 증상을 살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예전부터 먹었으니까 안전하다”는 식의 추론입니다. 반찬으로 먹던 양과 형태가 아닌 농축 제품은 다른 안전성 평가가 필요합니다. 알레르기 경향이 있거나 임신·수유 중이라면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기침이 길어지면 더덕으로 버티지 말아야 한다
숨참·고열·피 섞인 가래·흉통·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은 더덕 제품으로 버티지 말고 원인을 진료받아야 합니다. 이런 증상은 단순한 기관지 자극을 넘어선 다른 질환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덕 제품은 원인을 치료하지 않으며, 증상을 가리는 데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더덕, 도라지, 당삼을 고를 때 무엇부터 확인할까
더덕·도라지·당삼 중 정확히 어떤 식물인지, 생뿌리·반찬·차·즙·분말·추출물 중 어떤 형태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그다음 기침·가래·면역·혈압 중 무엇을 기대하는지, 증상의 기간과 원인 진단이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혈압약·당뇨약을 복용하거나 임신·수유·알레르기가 있는지, 즙의 당과 구이 양념의 나트륨은 얼마인지를 함께 살핍니다.
이 질문들은 단순한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기대와 근거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도구입니다. 원료 이름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기관지에 좋은 산나물이라는 이름보다 먼저 볼 것
기관지에 좋은 산나물이라는 이름보다 정확한 종과 음식·농축 제형, 증상의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사포닌·동물실험과 사람의 기침·면역 결과 사이의 거리, 당·나트륨과 약물까지 먼저 봐야 합니다. 더덕은 여전히 맛과 향이 있는 뿌리 식물이지만, 농축 기술이 만든 제품 속에서는 다른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더덕 Codonopsis lanceolata.
- 농촌진흥청: 더덕의 식품 이용과 특성.
- 농촌진흥청: 더덕 유전체와 사포닌 생합성 경로.
- Codonopsis lanceolata extract in prehypertensive adults: randomized trial.
- Codonopsis lanceolata phytochemistry and pharmacology: review.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웰니스 사전입니다.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으며, 복용약이 있거나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진과 상담해 주세요. 섭취 뒤 호흡곤란이나 의식 저하처럼 급격하고 심한 증상이 나타나면 119 또는 응급실의 도움을 받으세요.
감수 의료진
대표원장 최연승 한의사
2010년부터 진료해 온 대표원장으로, 기능의학·통합의학의 시각과 한의학의 전통적 관점을 함께 놓고 환자 한 분 한 분의 몸을 이해하려 합니다.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 현) 백록담한의원 대표원장
- 전) 미올한의원 인천송도점·강남본점 원장 / 돌봄한의원 서초본원 대표원장
이 항목 최종 검토: 2026년 8월 17일